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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을 만드는 섬유들의 종류와 명칭에 대해서.

베틀한복 2009. 12. 23. 15:34

 며칠 전 지인이 한복을 맞추는데 홍두깨 원단이 뭐냐고 묻더군요.

 

한복에 들어가는 원단에 다듬이질을 하여 물결 모양을 내는 것을 다듬이 원단, 혹은 홍두깨 원단이라고 부릅니다.

 

만들어진 원단이 어떤 원단인가에 따라 명주 다듬이 원단, 양단 홍두깨 원단, 이런 식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근래에는 기계가 다듬이질을 합니다. 사람 손보다 더 많은 다듬이질과 적당한 세기로 조절 하기 때문에,

 

물결무늬가 굉장히 선명하게 (원단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나타나 보입니다. 그 물결무늬가 고급스럽다고 하여

 

많은 분들이 홍두깨 원단으로 옷을 맞춰 입으시더군요. ^^;

 

 

업계 종사자들 중에서도 오래 일하지 않거나 기본 지식이 없는 분들이 간혹 계시는데, 그 분들에게 여쭈어보면 잘 모르실때가 간혹 있지요.

 

우선, 가장 많이 헷갈려하시는 부분들에 대해서 설명을 해드리자면, 가장 많이 나오는 단어인 본견,

 

견이라는 것은 실크를 말하는 것이고, 본견이라는 것은 원단이 100% 실크를 사용하였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한가지 더 알아두셔야 하는 것은 근래에는 섬유기술의 발달로 인해서 100% 실크라고 하여

 

100% 자연산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흔히 말하는 물실크 (물빨래가 가능하다고 하여 물실크라고 부릅니다.)는

 

폴리에스테르로 만든 견직물 모양의 섬유입니다. 자연산 실크는 물 빨래가 불가능하답니다.

 

 

섬유의 종류엔 만들어지는 방법과 만든 후의 가공 방법과 염색의 종류와 섞인 섬유의 종류에 따라

 

 

굉장히 많은 종류로 나뉘어집니다.

 

우선 섬유는 천연섬유와 인조섬유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천연섬유는 크게 면과 양모와 견(실크), 마라는 재질에 따른 명칭을 붙입니다.

 

일반적으로 실크가 제일 비싸고, 양모가 그 다음, 마, 면 순서로 가격이 형성되지요.

 

실크(이하 견직물)에는 사,라,단,주,초라는 종류가 있습니다.

 

 

사에는 갑사, 숙고사, 생고사, 진주사, 국사, 자미사, 은조사, 관사, 순인이 있고..

 

라에는 민항라, 문항라가 있습니다.

 

단에는 도류불수문단, 양단, 공단, 운문단, 연화문단, 장미단, 이색문단, 직금단등이 있고,

 

주에는 명주, 생명주, 백주, 수주, 토주, 면주, 삼팔주, 노방주, 각색문주가 있으며,

 

초에는 각색초, 문초가 있습니다..

 

 

견직물 종류가 굉장히 많죠? 사실 업계에 오래 근무한 사람이 아니라면

 

일반 불빛에 놓고 구분하기란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닙니다.

 

마직물에는 모시와 삼베가 대표적인데 모시에는 백모시, 생모시가 있고, 삼베에는 안동포가 있습니다.

 

면직물에는 무명, 광목, 옥양목이 있습니다.

 

특히 견직물에 들어간 문양에 따라 이름이 또 나뉘어지기 때문에 굉장히 많은 종류가 존재합니다.

 

이 많은 원단들을 다 쓸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 많이 사용되는 원단을 알려드리자면,

 

남자 추동복 겉감으로 양단, 공단, 명주, 문노방주, 하브다에, 갑사등이 많이 쓰입니다.

 

 

양단은 무늬가 들어간 겉면과 안면의 서로 반대인 옷감으로 화려하고 다양한 문양이 들어가있습니다.

 

공단은 무늬가 없는 광택이 풍부한 견직물로 새틴이라고도 불립니다. 근래에는 합성섬유로 짠 새틴이 많이 사용됩니다.

 

치마와 저고리, 바지, 조끼, 마고자, 여성용 두루마기에 두루 사용되지요.

 

공단에 무늬를 넣은 것은 뉴텐이라고 해서 얇고 가볍고 광택도 뛰어난 옷감이 있는데 겨울용 여자치마, 저고리, 속바지감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많이 들어보셨을 명주가 있습니다. 광택도 좋고 촉감도 부드러워서 치마, 바지, 저고리, 조끼, 마고자, 두루마기...

 

거의 모든 옷에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지요.

 

 

한복에는 참 다양한 문양이 들어갑니다. 동물 문양도 있고, 식물 문양도 있고, 자연의 문양도 있고, 문자 문양도 있고,

 

기하학적인 문양도 있지요. 근래에 많이 사용되는건 꽃과 나비, 사슴등의 동 식물 모양인 것 같습니다.

 

한복은 관리하기가 어렵다는 말씀들도 많이 하시는데 이유인즉슨 물세탁을 할 수가 없고, 자칫 잘 못 보관하면 좀이 쓸거나

 

옷감이 눅눅해져서 다시 입기도 힘들어진다는 거죠.

 

 

견직물에 물세탁을 하면 광택도 죽고 줄어들기 일쑤지만, 폴리에스테르등을 사용한 합성섬유들은 물세탁이 가능합니다.

 

근래에는 섬유산업이 발전해서 촉감도 좋고 물도 잘 안빠지고 광택도 오래가는 합성섬유들이 많이 있는데,

 

자연섬유와 가격을 비교했을때 비교적 저렴하고 관리가 편해서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인조섬유라는 것은 합성섬유를 포함하는 건데 자연원단과 인공섬유와의 합성이 아닌, 100% 인공섬유도 있습니다.

 

대부분 자연섬유보다 가격이 저렴한 것들 많지만, 근래에는 더 비싼 섬유들도 있습니다.

 

가령 등산복과 스키복등에 쓰이는 고어텍스 재질은 폴리에스테르와 나일론등으로 만들어진 것이지만

 

섬유에 들어간 기술력 때문에 가격이 월등히 비싸게 팔리고 있지요.

 

 

섬유에 대해서 이것 저것 쓰다보니, 한복과 관련없는 섬유에 대해서도 얘기가 길어졌군요.

 

여하튼 꼭 합성섬유가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좋다고도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

 

이유인즉슥, 천연섬유에 비해 굽힘강성도와 둥근단면으로 인해

 

섬유의 미세 파일들과 불순물들이 합쳐져 파일이라는 것을 일으키는데

 

쉽게 말해서 섬유가 둥글둥글하게 뭉치는걸 말합니다. 그것이 많아진다는 것은 필링된다고도 하는데,

 

그 필링이 많아질 수록 옷이 낡아보이고, 깨긋해보이지 않게 되는 거지요.

 

세탁소에 맡겼을때 옷이 많이 상했군요. 라는 소리를 듣는다면 이런 경우에 의한것이 대부분이랍니다.

 

또한 합성섬유의 대부분은 천연섬유에 비해 환기성이 좋지 않기 때문에 건강에 안좋다고도 말하죠.

 

그에 반해 천연섬유는 관리하기가 힘들고, 보관하기가 까다로우며,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겠습니다.

 

섬유 과학이 점점 발전되고 있어서 언젠가는 천연섬유를 앞지르는 합성섬유 내지는 인공섬유가 나오겠지만..

 

아직까지 신체에 좋은 것은 천연섬유인것 같습니다.

 

 

한복은 우리가 늘 입고 다니던 생활복으로서 건강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한복의 색과 디자인에는

 

각각의 의미가 내재 되어 있습니다.

 

혼례식에 쓰이는 결혼한복과, 생활에 쓰이던 생활한복, 정관례식에 쓰였던 관례복, 신분이나 지위를 알려주는 한복도 있었지요.

 

 

그나마 명절에는 많이 입었었는데 근래에는 그마저도 사라지고 있습니다. 

 

의식주의 문화가 변하면서 전통적인 것이 없어지는 것이 얼마나 큰 일인지 모르겠어요. 안타깝습니다.

 

 

현대적인 감각과 어울리는 한복의 변화를 많은 분들이 모르고 계신 것도 사실이지만,

 

그것을 찾고자 하는 노력이 적어지고 있다는 것도

 

큰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한복은 무조건 비싸다. 라고 생각하는 인식과 많은 양을 팔지 못하니 대중화되지 못하고

 

대중화되지 못하니 가격은 더욱 비싸지고 있는 실정이라는 생각이 얼핏 들었습니다.

 

 

특별한 날을 위해 합리적인 가격에 한복을 준비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일입니다.

 

용도와 목적에 맞추어 여러벌을 갖고 있어도

 

모자름이 없을텐데 이 문화가 바뀌기 위해서라도 한복 문화의 붐이 일어났으면 하는 바람이 듭니다.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