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을 할 때 빠지지 않는 몇 몇 요소들이 있지요.
예식장, 웨딩드레스, 턱시도, 부케, 웨딩카, 웨딩사진촬영, 허니문..
재벌 및 준재벌의 가족들과 개인사업가, 정관계 유명인사, 의사, 변호사, 대기업의 임원급들은
자신의 결혼이나 자식들의 결혼식에 초호화 럭셔리 결혼을 시키곤 하는데
몇 시간의 결혼식을 위해 많게는 수억원에 이르는 비용을 지불한다고 합니다.
이들의 결혼식은 1500만원짜리 꽃장식, 장당 8000원짜리 청첩장, 50만원짜리 방명록, 실크소재 백장갑,
300만원짜리 멀티비전 쇼, 미니 오케스트라, 1000만원이 넘는 예식사진, 폐백 음식 500만원, 은식기 800만원..
수천 만원짜리 활옷(폐백용 한복), 500만원짜리 스위트룸.. 하객 한명당 비싼 음식은 12만원정도 한다는데,
하객이 500명만 와도 음식값만 6천만원이라고 합니다. 더 놀라운 사실을 말하자면, 요즘 같은 불경기에도 서울에서는
이런 결혼식이 거의 매일 한 건 이상 열린다고 합니다.
언뜻 며칠 전에 블로그에서 읽었던 글귀가 생각나는군요.
어떤 외국인이 한국의 결혼식을 보고 너무 많은 하객수와 호화로운 예식장등을 보면서 깜짝 놀라면서
자신의 나라에서 이런 규모의 하객과 결혼식은 왕족이나 올릴 수 있다고 했다는 얘기입니다.
직업상 많은 사람들의 결혼식에 초청을 받아 갔었는데 너무도 비교되는 두 친구의 결혼식을 말씀 드릴게요.
부친이 큰 기업의 임원으로 계셔 집이 부유했던 지인의 결혼식은, 예식장 내부의 인테리어까지 싹 바꾸어 놓았었더군요.
내부의 색과 맞춘 꽃들은 모두 생화였고, 식진행을 음식을 먹으면서 보는 스타일 이었는데, 사방이 번쩍거리는 식기들에 담긴
음식들로 가득했고, 친구가 입은 비싼 웨딩드레스와, 연주곡은 라이브 음악단,.. 마치 영화에서나 볼 법한 그런 결혼식이었죠.
차후에 얘기를 들었을때 식 자체에만 소요된 비용이 1억이 조금 넘게 들었다고 했습니다.
또 기억에 남는 지인의 결혼식은 서대문에 위치한 야외 잔디 밭에서 했었는데 준비하는 시간은 2시간여정도였고,
식 자체는 10분도 안되서 간단하게 종료되었고, 신랑 신부는 허니문카를 타고 바로 신혼여행을 떠났었죠.
남은 사람들끼리 앉아서 얘기를 좀 하는 분위기였는데 그것도 오래 걸리지 않아서 모였던 사람들은 다 뿔뿔히 흩어지더군요.
그나마 돈을 들이면 들이는만큼 사람들이 남아있는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만큼 짧은 결혼식이었습니다.
자칫 차가 막혀서 조금이라도 늦게 온 사람들은 신랑 신부의 얼굴도 구경 못하는 거였죠.
나중에 그 친구를 만나서 결혼식을 치루고 왜 그렇게 급하게 떠났는가하고 물어보니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우연한 사건에 사건이 일어나서
두 사람의 결혼을 맡기로 했던 플래너가 두번이나 퇴사하고, 예식 날짜와 결혼 시작 시간과 비행기 시간,
모든게 뒤틀리고 바뀌고 어긋나서 식도 겨우 치룰 수 있었다고 하더군요.
하마터면 파혼 위기까지 갔다라고 하는데, 살다보니 그런 일도 다 있구나 싶더랍니다.
현대인들은 일에 너무 시달려서 결혼식도 스스로의 힘으로는 챙기기 어려운 시대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수 많은 업체가 생기면서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업체들간에 협력을 맺고 서로간의 이익을 위해서
어떤 패턴을 만들어 놓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남들은 다 하는데, 나는 안할 수가 있나라는 생각에 이것 저것 하게 되고..
그러다보니 일정한 금액이 맞추어져 있죠. 결혼식 하는데 돈을 전혀 안 들일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남들은 하는데..
라는 생각 때문에, 혹은 사회적 위치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내키지는 않지만 비싼 결혼식을 치루기도 합니다.
정말 좋아서 행복하고 멋진 결혼식을 올리는 사람도 분명 있지만 말입니다. ^^;
만약 결혼식을 앞두고 계시다면 어떤 결혼식을 올리고 싶으신가요?
청혼부터 결혼식이 끝나고 인사를 드릴 때까지 아무런 문제가 없던 제 친구의 결혼식을 말씀 드릴게요.
이 친구는 프로포즈도 굉장히 색다르게 하였던 낭만적인 감각을 가진 친구였죠.
프로포즈 이후에 여자친구의 부모님을 처음으로 뵈었는데 살면서 그렇게 긴장을 했던 적이 없었다고 했었죠.
친구가 듬직하고 남자다운 성격이라 마음에 드셨는지 쉽게 결혼 승락을 받았는데, 문제는 친구 쪽 부모님이 반대를 하더라는겁니다.
이유는 여자쪽은 잘 살고, 학력이 높아서 비교되는 부분이 너무 싫으셨던 모양입니다.
그래도 자식 이기는 부모는 없고 그 친구의 여자친구도 싹싹하고 살갑게 잘했던 모양인지 결혼허락을 받았고,
친구 부모님을 모시고 시작하겠다고 여자친구가 고집을 피워서 혼수 장만과 집 마련은 다음으로 미뤄졌고,
결혼식은 절친한 친구들과 양가 부모님, 일가 친척을 불러서 합이 이백명 정도되는 인원으로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웨딩드레스는 심플하고 예쁜 것으로 대여하고, 턱시도도 대여, 웨딩사진은 가장 저렴한 패키지로 하였고,
두 사람 다 천주교라 성당에서 예식을 치뤘고, 식사는 근처 갈비탕 집에서 먹었지요.
허니문은 해외여행이었는데.. 장소는 잘 기억나지 않는군요. 여하튼 다음 날 새벽에 제가 운전을 해서 데려다 줬었지요.
그 친구는 신접살림을 따로 해야한다고 고집해서 결국 빌라 2층에 13평 집을 전세 얻어서 들어갔고,
지금까지 무난하게 잘 살고 있는듯 싶습니다. 혼수도 집에 맞춰서 저렴하게 들어갔구요.
이 친구 같은 경우엔 참 평범한 결혼식을 치뤘습니다. 잘 모르는 친구였다면 결혼식이 기억에도 안남을법한 결혼식이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제 뇌리에 박혀있는 이유인즉슨 다른 사람의 이목을 신경쓰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다른 사람의 이목을 신경쓰지 않고 결혼식을 올릴 수 있을까요?
그 당시엔 사진을 찍을 줄 몰랐었기에 갖고 있는 사진이 없어서 아쉽네요.
간단히 놓고 보니 종교적으로 행하는 결혼식, 자유로운 결혼식, 전통방식의 결혼식, 우리나라의 결혼식(주례가 있는),
이렇게 네가지 종류로 자리를 잡아가는 듯 싶습니다. 정확하게 따지면, 기독교식, 천주교식, 불교식,.. 이렇게 또 나눠져서
많아지겠지만요. 아참.. 혹시 부케의 의미 알고 계신가요?
부케는 프랑스어로 '다발'이라는 뜻인데, 옛날에는 꽃 대신 곡식 다발을 들고서 결혼을 올렸다고 해요.
가끔 외국의 중세 영화를 보면 결혼식에서 신부가 곡식다발을 들고 있는 모습을 보신적이 있으실거에요.
결혼식이 끝나면 하객들에게 곡식의 알갱이를 뿌렸는데, 아이를 많이 낳으라는 뜻이었죠.
그 시절에는 떨어지는 알갱이를 많이 받으려고 서로 싸우기도 하고 그랬다죠? ^^;
우리 나라의 전통혼례에는 한 동작 한 동작, 절차마다 굉장히 많은 의미가 담겨져 있습니다.
그런데 의미가 퇴색되다보니 절차는 그냥 형식적인 의례처럼 느껴지게 되고, 간소화되고 외국것을 쫓아하는 풍습이 이어지고,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다 보니 점점 호사스러워지는건 아닌가 싶어요.
결혼식의 주인공은 신랑과 신부인만큼, 두 사람이 서로에게 소중한 사람이 되는 예식인만큼, 그 의미가 부각되고,
두 사람을 축복해주는 자리로 바뀌어갔으면 하는 바램이 듭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시기를 바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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